헬가 심층 분석
두 가지 신화를 한꺼번에 짊어진 사냥개
영어 이름은 hound, 사냥개와 doom, 파멸을 그대로 합친 것이다. 일본어 이름인 ヘルガー(Hellgar)는 hell에서 시작하며, 뒤쪽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짖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gar, 牙(ga, 송곳니)를 이용한 ‘지옥의 송곳니’, 또는 guardian의 일본식 발음에서 가져와 ‘지옥의 수호자’로 읽는 방식이다. 어느 쪽이든 같은 포켓몬을 가리킨다.
디자인은 도베르만을 바탕으로 여기에 지옥의 개가 지닌 고전적인 요소를 덧씌웠다. 뿔, 뼈 목걸이, 화살촉 모양의 꼬리가 그것이다. 위키덱스는 배경 모티브로 그리스 신화의 케르베로스를 지목하지만, 여기에는 머리가 세 개 달려 있지도 않고 지켜야 할 문도 없다. 암컷은 뿔이 더 짧다.
오는 길에 달라진 것
2세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악 타입 자체가 새로웠고, 대미지의 물리·특수 구분도 기술이 아니라 타입으로 정해졌다. 악과 불꽃은 둘 다 특수였기 때문에 물기와 깨물어부수기는 특수공격 110에서 나갔고, 공격 90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4세대에서 물리와 특수가 분리되면서 기술 목록의 절반이 무너졌다. 물기와 깨물어부수기가 물리 쪽으로 넘어갔고, 대신 악의파동이 추가되어 오늘날의 특수공격 중심 배치를 떠받치게 됐다.
6세대에는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강철 타입의 악 타입 반감을 없앤 것이다. 덕분에 가장 활용하기 어려웠던 공격 타입이 금속 포켓몬 절반을 상대로 유효해졌다. 다른 하나는 메가진화다. 헬가나이트를 지니고 메가진화하면 특성이 선파워로 바뀐다. 햇살 아래에서 특수공격이 올라가는 대신 매 턴 HP를 잃으며, 몸은 뼈로 뒤덮이고 꼬리는 두 갈래로 벌어진다 — 위키덱스에서는 이를 하데스의 양날창으로 해석한다. 스칼렛·바이올렛에는 메가진화가 없으므로, 이 형태는 Smogon의 전국도감 형식에만 남아 있다.
좋은 불꽃 기술 없이 버티는 서른 레벨
레벨업 기술 목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멍이 있다. 레벨 20에 위력 60의 불태우기를 배우고, 레벨 50에 화염방사가 등장할 때까지 그 기술로 버텨야 한다. 정확히 30레벨에 걸쳐, 유일하게 제대로 된 능력치가 특수공격인 포켓몬이 쓸 만한 특수 불꽃 기술 없이 지내는 셈이다. 기술머신으로 화염방사를 얻는 순간 빈틈은 메울 수 있지만, 자연 습득 목록은 종족값과 반대로 흘러간다. 악 타입 쪽은 정반대라서 배틀을 살려 준다. 레벨 1부터 나쁜음모, 16에 물기, 26에 집단구타를 배우고, 마지막에는 위력 95의 속임수가 기다린다.
또 다른 대표적인 불꽃 개 포켓몬인 윈디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윈디는 공격에서 화력을 내고 잘 버티지만, 헬가는 특수공격으로 공격하고 아무것도 버티지 못한다. 대신 윈디에게 없는 두 번째 공격 타입이 있고, 도구를 쓰지 않고도 화력을 올릴 방법이 있다. 윈디가 대응하기 어려운 에스퍼와 고스트 타입을 상대로는 헬가가 이중으로 유리하다.
레벨 1부터 배우는 번개엄니는 목록에서 유난히 튀는 기술이다. 불꽃 개 포켓몬이 쓰는 전기 기술로, 다른 방법이라면 헬가를 쓸어버릴 물 타입을 상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공격이 90이라 큰 위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