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해풀 심층 분석
담쟁이가 아닌 아이비
영어 이름은 담쟁이덩굴을 뜻하는 ivy에, 그리스어로 ‘도마뱀’에서 이어지는 계열 공통 어미 -saur를 붙인 것이다. 하지만 썩 잘 맞는 조합은 아니다. 디자인에는 담쟁이덩굴이 없고, 등에 난 것은 덩굴식물이 아니라 꽃봉오리이며, 바탕이 되는 동물도 파충류가 아니다. 일본어 フシギソウ는 이보다 낫다. 시작부터 이어지는 말장난을 살렸기 때문이다. 不思議는 ‘이상하다’라는 뜻의 fushigi이고, そう는 草를 떠올리게 하면서 동시에 ‘~처럼 보인다’라는 뜻의 어미로 읽힌다. フシギダネ에서 시작된 같은 농담이 フシギバナ까지 이어진다.
다른 언어권은 이 문제를 각자 해결했고, 영어보다 재치 있는 경우도 많다. 프랑스어 이름 Herbizarre는 herbe와 bizarre를 합친 말이고, 한국어 이름 이상해풀도 같은 형용사를 바탕으로 한 ‘이상한 풀’이라는 뜻이다.
짧은 구간
진화와 다음 진화 사이에는 16레벨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좁은 간격 때문에 이상해풀을 제대로 써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도 이 구간에서 계열이 실제로 사용할 기술을 배운다. 레벨 20에 배우는 씨폭탄은 관동 스타팅 포켓몬으로 시작한 트레이너가 처음 만나는, 위력이 괜찮은 풀 타입 기술이다. 그전까지는 위력 45인 덩굴채찍과 위력 55인 잎날가르기로 버틴다. 수면가루와 독가루는 둘 다 레벨 15에 배우며, 진화 직전에 이 구간의 진짜 도구가 되어 준다. 잠재우거나 독을 걸고, 레벨 9에 배우는 씨뿌리기로 HP를 빼앗는다.
그 뒤로는 기술 습득 간격이 벌어진다. 레벨 35에 광합성, 40에 몸통박치기, 45에 위력 120의 물리 기술 파워휩, 50에 솔라빔을 배운다. 솔라빔은 너무 늦게 들어와서 보통 플레이에서는 대부분 훨씬 전에 진화시킨다. 실제로 솔라빔을 쓰고 싶다면 기술머신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관동의 다른 두 중간 진화체와 비교하면 셋 중 가장 방어적으로 분배되어 있고, 사용 재미도 가장 떨어진다. 리자드는 더 강하게 때리고, 어니부기는 방어 상성이 더 좋은 상태로 비슷하게 버틴다. 이상해풀만의 장점은 독 타입이다. 맹독에 면역이고 풀, 물, 전기, 격투, 페어리를 반감하기 때문에, 스탯표가 보여 주는 것보다 교대해서 들어갈 구실이 많다.
원래 하나였던 80
1세대에는 특수공격과 특수방어가 따로 없었다. 특수라는 하나의 수치만 있었고, 이상해풀의 수치는 80이었다. 2세대에서 둘로 나뉘면서 양쪽에 모두 80을 받았고,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겉보기에는 이득을 봤다. 합계 405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엽록소도 처음부터 있던 특성은 아니다. 특성이 생긴 뒤 한참 지나 숨겨진 특성으로 추가되었고, 이상해풀의 경쟁전 역할을 실질적으로 바꾼 유일한 요소다. 엽록소가 없으면 그저 다음 진화로 가는 중간 단계일 뿐이지만, 있으면 식스테일이 같은 팀 목록에 등장하는 이유가 된다. 식스테일이 등장과 동시에 햇빛을 깔아 주기 때문이다.
본편 게임 밖에서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X에서 꼬부기와 리자드와 함께 포켓몬 트레이너가 다루는 세 포켓몬 중 하나이며,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에서도 같은 자리를 맡는다. X에서는 오래 싸울수록 현재 포켓몬을 약하게 만드는 체력 시스템이 있었지만, 얼티밋에서는 이 장치가 사라지고 여러 기술이 직접 상향되었다. 한 계열의 중간 단계가 양 끝의 두 포켓몬보다 더 무게감 있게 등장하는 유일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