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레곤 심층 분석
인어가 아니라 사실은 강치
일본어 이름 ジュゴン(Jugon)은 말 그대로 ‘듀공’을 가타카나로 적은 것이다. 영어 이름은 여기에 dew, 이슬을 붙여 dugong과 엮었다. 프랑스어는 방향을 달리해 매너티에서 따온 Lamantine이라고 부른다. 세 언어, 세 해우목 동물이다.
그런데 디자인은 해우목 동물이 아니다. 목과 송곳니, 뚜렷한 앞지느러미가 있으니 강치에 가깝다. 두 가지를 섞은 디자인으로 보는 게 맞다. 기각류의 실루엣에 듀공의 이름을 붙인 셈이다. 선원이 인어로 착각했다는 이야기는 이 농담을 완성한다. 해우목의 학명이 Sirenia인 것 자체가, 선원들이 이 동물들을 인어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쌍둥이섬에서 극지대까지
1세대에서는 쌍둥이섬 지하에 살았고, 파이어레드·리프그린과 레츠고!에서도 그대로 등장했다. 다이아몬드·펄에서는 226번도로와 230번도로를 헤엄치게 했는데, 파도타기가 필요하고 모험 후반에야 갈 수 있는 곳이다. 9세대에서는 본편에서 사라졌다가 추가 콘텐츠와 함께 극지대에서 돌아왔다.
타입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물/얼음이며, 페어리타입이 추가됐을 때 다른 종들이 겪은 타입 변경도 피해 갔다. 대신 겉을 구성하는 요소는 계속 늘었다. 두꺼운지방과 촉촉바디는 디자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특성이고, 아이스바디는 숨겨진 특성으로 훨씬 나중에 추가됐다.
언제나 더 나은 선택지가 있는 이유
물/얼음 타입은 경쟁자가 줄을 서 있다. 라프라스는 같은 조합에 HP 130과 훨씬 넓은 기술폭을 갖췄고, 씨카이저는 같은 타입에 HP 110, 두꺼운지방까지 공유한다. 쥬레곤은 두 포켓몬보다 내구가 낮고 다른 장점으로 만회하지도 못한다. 공격과 특수공격이 똑같이 70이라 어느 쪽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균형 잡힌 분배는 보기에는 깔끔하지만, 실전에서는 특화할 수 없다는 뜻이다.
레벨업 기술 목록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정말 쓰고 싶은 특수 기술인 냉동빔은 55레벨까지 배우지 못하고, 물리 쪽 대안인 아쿠아테일은 공격 70을 달고 49레벨에 나온다. 그 전까지는 27레벨에 배우는 위력 65의 오로라빔과 17레벨에 배우는 얼음뭉치로 버텨야 한다. 얼음뭉치는 적어도 먼저 공격할 수 있다.
목록에서 눈에 띄는 기술은 0레벨부터 적혀 있는 절대영도다. 맞으면 상대를 한 방에 쓰러뜨리는 필살기지만, 사용자의 레벨보다 높은 상대에게는 실패한다. 기본 명중률도 30%라 전략이라기보다는 동전 던지기에 가깝다. 가끔 동전이 옆으로 서면서, 이미 진 게임을 이기게 해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