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 심층 분석
피카블루의 망령
금·은이 발매되기 전 몇 달 동안 서양 커뮤니티의 절반은 이 녀석을 ‘피카블루’라고 불렀다. 일본 잡지의 흐릿한 사진에 끼어 등장했고, 누군가 파란 쥐라면 피카츄의 친척일 거라고 생각했으며, 만들어진 이름은 실제 이름보다 빠르게 퍼졌다. 결국 톱스는 첫 극장판 트레이딩 카드에 이 포켓몬을 피카블루라는 이름으로 인쇄하기까지 했다. 피카츄와 공유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타입도, 알 그룹도, 진화 계통도 다르다.
진짜 이름은 사방에서 물을 가리킨다. マリル, Maril은 공을 뜻하는 鞠 mari 또는 둥글다는 뜻의 丸い marui와, 짙은 푸른색의 보석인 청금석 瑠璃 ruri를 섞은 이름으로 읽힌다. 영어와 스페인어에서도 같은 말장난이 작동한다. mar, marine, rill처럼 바다와 작은 개울을 연상시킨다. 일본 호수에 떠 있는 조류 공인 마리모를 가리킨다는 해석도 있고, 이로 인해 색이 다른 모습의 색깔이 그 해석을 뒷받침한다.
단일 물 타입에서 물·페어리로
2세대에서 순수 물 타입으로 태어나 네 작품 동안 그대로였다. 페어리 타입이 추가되면서 두 번째 타입이 붙었고, 그 결과 이전에는 없던 여러 내성과 드래곤 무효를 얻었다.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었다.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던 물 타입에서, 게임에서 손꼽히게 깔끔한 방어 조합을 가진 포켓몬이 된 것이다.
특성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천하장사는 특성 시스템이 시리즈에 들어왔을 때 등장했고, 수년 동안 이 계통만이 갖고 있었다. 이후 파르토스를 포함한 다른 종에도 분배됐다. 초식은 나중에 숨겨진 특성으로 추가됐으며, 진화시키지 않을 마릴에게는 셋 중 단연 가장 좋은 특성이다.
구르기, 그리고 B 버튼
일반적인 스토리 진행에서는 두 가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첫째, 방어와 구르기를 둘 다 레벨 1부터 배운다. 이 조합은 다른 포켓몬과 마찬가지로 작동한다. 방어는 구르기의 위력을 두 배로 만들고, 구르기는 빗나가지 않는 한 매 턴 위력이 배수로 증가한다. 기본 위력 30에 천하장사로 실질 공격이 40이 되지만, 연속 공격을 전부 성공해도 대단한 상대를 쓰러뜨리지는 못한다. 그래도 레벨 12 전까지는 유일하게 전략이라고 부를 만한 수단이다.
둘째는 타이밍 문제다. 레벨 18에 진화하는데, 정말 필요한 기술 세 가지인 아쿠아테일은 19, 치근거리기는 21, 아쿠아링은 24에 모두 진화 뒤에 나온다. 마릴리보다 마릴에게 이 기술들을 가르치고 싶은 트레이너라면 진화를 세 번 연속 취소해야 한다. 진화해도 이 기술들을 잃지는 않으므로, 고집이 아니라면 굳이 그럴 이유는 없다.
배우는 강력한 기술인 하이드로펌프는 레벨 30, 엄청난힘은 36에 나오지만 배치가 좋지 않다. 전자는 특수공격 20에 의존하고, 후자는 사용 뒤 공격과 방어를 낮추는데, 마릴의 방어는 애초에 50이다. 이론상 위력 120인 기술이다. 마릴의 손에 들어가면 거의 몸짓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