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꾸리 심층 분석
이름으로 꿰맨 두 동물
공식 분류는 멧돼지포켓몬이며, 몸은 야생 돼지에 가깝다. 주둥이, 갈라진 발굽, 짧은 다리가 그렇다. 여기에 덧붙은 요소는 홍적세에서 왔다. 털매머드의 긴 털과 양옆으로 삐져나온 엄니 한 쌍이다. 일본 이름 イノムー는 이 조합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다. 두 가지 모티브를 모두 이름에 넣고, 억지로 이음새를 감추지 않는다. 영어 이름은 정반대다. ‘pilo’는 ‘털’을 뜻하는 교양어에서 빌려 온 말이라 대부분 첫눈에 알아보기 어렵고, ‘swine’은 돼지를 일부러 투박하게 표현한 단어다.
색상은 갈색, 형태는 네발짐승, 서식지는 동굴이다. 북극권 동물이라면 떠올리기 쉬운 산이나 탁 트인 설원은 아니다. 얼음 아래의 먹이를 파낸다는 도감 설명과도 잘 맞는다. 표면을 달리는 동물이라기보다는 땅을 파는 동물이다.
4세대가 바꾼 위치
2세대에서 450의 종족값과 얼음/땅 타입을 지닌 최종 진화형으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이 타입 조합은 자신의 전 단계와만 공유했다. 두 세대 뒤 맘모꾸리가 추가되면서 중간 진화형이 됐다. 단순한 단계 변화보다 지위가 크게 바뀐 이유는 진화 방법에 있다. 원시의힘을 알고 레벨업해야 하므로 기술 목록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 다이아몬드·펄에서는 레벨을 계속 올리기 전에 교배나 기술 떠올리기로 이 기술을 준비해야 했다.
특성 쪽에도 수정이 있었다. 불꽃과 얼음 기술을 약하게 만드는 두꺼운지방이 숨겨진 특성으로 배정됐으며, 세 특성 중 실제 운용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이것뿐이다. 눈숨기는 누군가가 눈보라를 일으켜 줘야 하고, 둔감은 문제가 되는 일이 드문 두 가지 효과를 막는다. 스칼렛·바이올렛에서는 기술머신으로 설경을 배울 수 있어, 눈숨기에 필요한 날씨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다만 남는다고 하기 어려운 한 턴을 써야 한다.
제대로 쓰면 어떻게 되는가
초반은 괜찮다. 얼음엄니를 처음부터 알고 있고, 레벨 15에 얼음뭉치를 배워 우선도도 챙긴다. 스피드 50짜리 포켓몬에게는 드문 장점이다. 레벨 37의 망각술은 기술 목록에서 가장 흥미로운 보완책이다. 특수방어를 두 단계 올려 주며, 60인 특수방어가 바로 메꾸리가 공격받기 쉬운 구멍이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레벨 51의 지진까지 기술 구성이 부실하고, 레벨 65의 난동부리기는 위력 120이지만 빗나갔을 때의 대가를 실전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상대는 코리갑이다. 역시 스피드가 50인 성도 지방의 무거운 네발 포켓몬이다. 코리갑은 공격 120과 방어 120으로, 메꾸리의 공격 100과 방어 80보다 높고 두 번째 타입을 포기했다. 메꾸리는 그 단단함 대신 얼음 타입을 얻어 기술머신에 의존하지 않고 드래곤, 비행, 풀 타입을 찌를 수 있으며, 코리갑과 마찬가지로 전기 타입에 면역이다. 진짜 차이는 배틀이 아니라 앞으로의 진로에 있다. 코리갑은 그대로 남지만, 메꾸리에게는 공격 130과 스피드 80을 얻는 진화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