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어 심층 분석
리볼버가 문어로 끝나는 이유
대포무노로의 변신은 해부학적으로 맞지 않는 사례 중 하나다. 한동안 트레이너들 사이에서는 혈연 관계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총기처럼 생긴 길쭉한 물고기가, 그 사이를 설명해 줄 중간 단계 하나 없이 촉수 달린 두족류가 되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것은 몸이 아니라 콘셉트뿐이다. 둘 다 쏜다.
이 불가능한 혈연 관계가 실제로는 능력치나 어떤 게임에서의 역할보다 이 종에 관해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부분이다.
무기를 이름으로 삼은 물고기, 텟포우오
일본어 이름 テッポウオ는 鉄砲(teppō, 화기)와 魚(uo, 물고기)를 합친 말이다. 직역하면 대포 물고기다. 이 이름은 너무 직접적이라 이중적인 해석의 여지가 없으며, 리볼버 실루엣과 명중을 집요하게 강조하는 도감 설명을 단번에 이해하게 해 준다.
영어 이름에서는 가리키는 대상이 달라진다. 큰 물고기에게 달라붙는 빨판상어인 remora에서 일부를 가져왔다. 여기에 먼 거리에서 쏜다는 점을 반영해 mermaid와 remote를 결합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어판도 2세대 대부분의 포켓몬과 마찬가지로 일본어 이름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총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만타인을 여는 열쇠
이 종의 유일하게 확실한 기계적 용도는 여기 있다. 타만타가 파티에 총어를 넣은 채 레벨업하면 만타인으로 진화한다. 총어가 소모되거나 변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파티에 남아 조건을 충족하는 역할만 한다.
이 아이디어는 디자인 자체의 생물학에서 곧바로 가져왔다. 자연에서 빨판상어는 만타가오리를 따라다니고, 게임에서는 작은 만타가 동반자를 곁에 둬야 성장한다. 도감 설명에 나온 관계를 진화 조건으로 옮긴 드문 사례 중 하나이며, 임의로 정한 메커니즘이 아니다.
다른 것을 낚으려다 나오는 포켓몬
금·은에서 처음 등장한 뒤 거의 모든 세대에 나왔다. 3세대, 다이아몬드·펄, 블랙·화이트, X·Y, 울트라썬·울트라문, 소드·실드, 신오 리메이크, 레전드 아르세우스까지 등장했다. 9세대에서는 본편 게임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신할 포켓몬도 없다.
꾸준히 등장한 이유는 지루할 만큼 단순하다. 낮은 레벨로 낚이는 포켓몬이라 어떤 수역에든 쉽게 배치할 수 있다. 트레이너가 원하던 포켓몬인 경우는 드물고, 다른 것을 찾다가 튀어나온 포켓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육지의 길에서 잉어킹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레벨업으로 배우는 기술을 보면 그 여정이 드러난다. 물대포로 시작해 6레벨에 용해액, 11레벨에 차지빔, 18레벨에 물의파동, 25레벨에 냉동빔, 34레벨에 하이드로펌프, 43레벨에 파괴광선을 배운다. 43레벨 동안 일곱 기술을 배우며, 첫 번째 제대로 된 공격과 마지막 공격 사이에는 20이 넘는 차이가 있다. 진화시키지 않고 43레벨까지 키우는 사람은 성능이 아니라 호기심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