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게피 심층 분석
뾰족한 것에 붙은 애칭
일본어 이름 トゲピー는 가시나 뾰족한 것을 뜻하는 棘(toge)에 어린아이 이름에 붙이는 애칭 어미 -pī를 합친 것이다. 뾰족한 것에 애칭을 붙인 이름, 즉 작은 가시투성이 생물이다. 영어판도 굳이 바꾸지 않았고 한국어판도 그대로 따라갔다. 많은 이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 세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드문 일이다. 공식 분류는 같은 뜻을 다른 방식으로 옮긴 바늘알포켓몬이다.
디자인도 문자 그대로 이어진다. 다리가 달린 알이고, 흥미로운 점은 껍데기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껍데기에 뾰족한 무늬가 그려져 있을 뿐, 밖으로 튀어나와 있지는 않다. 껍데기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어떤 도감 항목도 설명하지 않는다. 진화하면 디자인에서 껍데기만 조용히 사라진다.
노말 타입이 아니게 된 날
5세대까지는 노말 타입이었다. 6세대에서 다른 명백한 후보들과 함께 페어리 타입으로 재분류되었고, 이 변화는 장식에 그치지 않았다. 노말 타입일 때는 약점이 격투 하나, 무효가 고스트 하나였다. 페어리 타입이 되면서 드래곤 무효, 격투·벌레·악 반감, 그리고 독·강철이라는 새로운 약점 둘을 얻었다. 방어 65와 특수방어 65인 포켓몬에게는 약점 하나가 둘로 늘어난 것보다 반감 셋을 얻은 쪽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달라진 것은 타입 보정이다. 레벨 43에 배우는 문포스는 요정의바람과 드레인키스처럼 자신의 타입 보정을 받게 되었다. 그전까지 토게피의 페어리 기술은 자속 보정이 없는 기술 목록에 불과했다. 삐도 같은 업데이트에서 정확히 같은 길을 걸었고, 이유도 같았다.
진화형을 위한 특성
토게피의 세 특성은 토게피가 아니라 진화 계통의 끝을 보고 배치되어 있다. 공격을 올리는 대신 명중률을 잃는 의욕은 공격 20인 포켓몬에게 농담이나 다름없다. 숨겨진 특성인 대운은 공격수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포켓몬의 급소율을 높인다. 하늘의은총은 여러 세대에 걸쳐 토게키스를 대전에서 버티게 해 온 특성이다. 상대를 풀죽게 만드는 기술의 부가 효과 발동 확률을 2배로 올려 상대의 매 턴을 동전 던지기로 만들기 때문이다. 토게피에게는 레벨 34의 신통력과 그 외 약간의 기술에 적용될 뿐이다.
기술을 배우는 순서를 보면 왜 아무도 이 단계에 머물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레벨 1의 몸통박치기, 레벨 6의 요정의바람, 레벨 11의 드레인키스, 레벨 18의 명상은 초반을 넘기게 해 주지만 위력 50을 넘는 공격 기술은 하나도 없다. 레벨 25의 애교부리기는 상대의 공격을 낮추며, HP 35를 조금이나마 보완해 주기 때문에 토게피가 하는 일 중에는 아마 가장 쓸모 있다. 레벨 34에 신통력, 레벨 43에 문포스를 배우지만, 그때쯤이면 친밀도가 160 이상이다. 포켓몬을 제대로 돌본 트레이너라면 이미 토게틱을 데리고 있거나, 바로 토게키스로 진화시킨 뒤다.
의뢰받은 알
1999년부터 반복된 패턴이 하나 있다. 게임은 토게피를 발견하게 하지 않고 건네준다. 도라지시티의 공박사 조수, 수로의 남자, 영원시티의 난천, 용암마을의 노파가 그 역할을 맡는다. 언제나 누군가가 닫힌 알을 건네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부화시키는 과정까지 선물에 포함된다. 다른 사람이 품은 호의를 저장했다가 돌려준다는 도감 설명과도 잘 맞고, 육성소 없이도 플레이어에게 알의 작동 방식을 알려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에서도 허구 바깥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 생물보다 알이 먼저 등장하고, 그 알에서 나온 토게피는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본 사람이 지우였기 때문에 지우와 함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