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라 심층 분석
다리가 달린 광산 갱도
일본어 이름 コドラ(Kodora)는 광산 갱도를 뜻하는 坑道 kōdō와 작다는 뜻의 小 ko를 합친 말에, 진화 라인 전체가 공유하는 ‘dragon’의 dora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광산의 작은 드래곤이다. 영어와 스페인어 이름인 Lairon은 lair(굴) 또는 구어체 lairy(공격적인)와 iron(철)을 합친 쪽에 가깝다.
디자인의 모티브가 불가사리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몸의 구조는 무겁고 다리가 짧은 트라이아스기의 단궁류 Placerias를 떠올리게 하며, 등을 덮은 판은 금속판을 이어 붙인 갑옷처럼 그려져 있다. 한국 신화 속 괴물, 실제 화석, 중세식 대장간이라는 세 요소를 섞은 결과, 싸우는 모습보다 철제 들보를 먹는 모습이 더 그럴듯한 네발 포켓몬이 나왔다.
포켓몬스터 X가 빼앗아 간 것
3세대 동안은 강철 갑옷이 고스트와 악 타입 기술에도 효과가 있었다. 두 타입의 피해가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X·Y부터 타입 상성표에서 강철 타입이 이 두 저항을 잃었고, 갱도라는 두 타입의 기술을 그대로 맞게 됐다. 큰 재앙은 아니다. 독 무효와 나머지 저항은 남아 있지만, 생각 없이 내보낼 수 있던 진입 지점 두 곳이 사라졌다.
야생에서 등장하는 장소도 꽤 달라졌다.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에서는 게임 후반의 챔피언로드에 등장하는데, 이 시점에는 방어보다 느린 스피드가 더 크게 느껴진다. 블랙 2·화이트 2에서는 야콘로드, X·Y에서는 18번도로와 끝의동굴, 소드·실드에서는 왕관의 설원의 보울라호수 주변에 나온다.
서로 발목을 잡는 기술들
레벨업 기술 목록에는 재미있는 모순이 있다. 레벨 46에 배우는 록커트는 몸무게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스피드를 크게 올리고, 레벨 64에 배우는 헤비봄버는 상대와 비교한 몸무게에 따라 위력이 정해진다. 한쪽을 쓰면 다른 한쪽이 망가진다. 레벨 35의 금속음도 비슷하다. 상대의 특수방어를 낮추지만, 특수공격이 50뿐인 갱도라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기술은 뒤에서 그 방면으로 공격할 동료가 따라올 때나 의미가 있다.
반대로 레벨 76의 메탈버스트는 제대로 맞물린다. 마지막으로 받은 공격을 더 큰 피해로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옹골참과 조합하면 반드시 한 번은 이 기술을 쓸 수 있고, 60의 HP 때문에 받은 피해도 대체로 크다.
같은 타입이라 똑같이 두 가지 4배 약점을 공유하는 바스티오돈과 비교하면, 갱도라의 분배가 더 나쁘다. 바스티오돈은 양쪽 방어를 모두 챙기고 공격을 포기한 반면, 갱도라는 방어 능력이 한쪽에만 몰려 있다. 강철톤과 비교하면 더 아프다. 바위 대신 땅 타입을 얻으면 땅 4배 약점이 사라지고 전기 타입에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갱도라는 두 번째 타입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