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파덕 심층 분석
릴 낚싯대 브랜드와 같은 이름의 오리
일본어 이름은 コダック, Koduck이며, ko는 小 또는 子로 읽어 ‘작은 것’이나 ‘새끼’를 뜻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아기 오리인 셈이고, 몸의 노란색과도 잘 어울린다. 공교롭게도 일본어로 Kodak을 표기한 이름과 음역이 같아, 애니메이션에서도 몇 차례 이 말장난을 활용했다. 영어와 스페인어 이름인 Psyduck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psy는 사이킥에서, duck은 오리에서 따왔다.
디자인은 스기모리 켄이 담당했으며 두 동물을 섞었다. 실루엣은 오리지만, 두 발로 선 몸과 넓고 납작한 부리, 솜털로 덮인 발톱은 오리너구리를 가리킨다. 만화 속 오리나 욕조의 고무 오리와 시각적으로 닮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단순한 형태, 채도 높은 노란색, 거의 없는 디테일이 특징이다.
에스퍼 타입이 아닌데 에스퍼 파워를 쓰는 포켓몬
가장 이상한 점은 이름에 ‘사이’가 들어가고 도감 설명 여섯 개가 정신 능력을 다루는데도 순수 물 타입이라는 것이다. 두 진화 형태 모두 한 번도 에스퍼 타입을 얻은 적이 없다.
대신 기술 배치는 에스퍼 타입에 가깝다. 레벨 6의 염동력, 레벨 18의 사념의박치기, 레벨 34의 망각술, 레벨 39의 원더룸에 더해 기술머신으로 사이코키네시스, 사이코웨이브, 사이코쇼크, 빛의장막까지 배운다. 보정이 붙었다면 가치가 있었을 에스퍼 타입 전체의 기술 목록을, 타입 보너스 없이 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 에스퍼 타입이며 비슷한 기술 대부분을 배우는 슬리프와 비교하면, 특수공격 65로 때리는 쪽과 타입 보정을 달고 공격하는 상대의 차이가 난다.
50이었던 특수 능력치가 둘로 갈라지다
1세대에는 특수공격과 특수방어가 분리되지 않았고, 하나의 특수 수치가 50이었다. 2세대에서 이 능력치가 나뉘면서 공격 쪽은 65로 올라갔고 방어 쪽은 기존의 50에 머물렀다. 배분상 화력은 얻었지만, 종족값 총합은 1996년부터 320으로 유지됐고 지금도 그대로다.
또 다른 큰 변화는 5세대에 숨겨진 특성으로 쓱쓱을 얻은 것이다. 그전까지 이 계열은 습기와 날씨부정만 가지고 있었고, 날씨부정은 고라파덕 계열만의 특성이었다. 한때 도감 전체에서 단 두 포켓몬만 가지고 있던, 꽤 드문 특성이었다.
무능함의 표정
게임 밖에서의 명성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이슬이의 고라파덕이 만들었다. 원할 때 멋대로 몬스터볼에서 나오고, 부탁받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방해만 하던 동료가 두통이 심해지면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한 방으로 배틀을 해결한다는 역할은, 도감 설명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게임 안에서 가장 가까운 상대는 다른 물 타입이 아니라 야돈이다. 둘 다 느리고 멍한 표정의 포켓몬이며, 자신이 의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상관없이 힘이 작동하는 듯하다. 차이라면 야돈은 처음부터 에스퍼 타입을 얻고, 그 진화도 그 점을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