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 심층 분석
쥐라는 이름표를 단 천산갑
일본어 이름은 돌려 말하지 않는다. サンドパン, Sandpan은 ‘sand’에 천산갑을 뜻하는 ‘pangolin’의 ‘pan’을 붙인 이름이다. 영어 이름은 동물을 손으로 하는 일인 slash, 즉 베는 동작으로 바꿨다. 디자인은 정석적인 천산갑이다. 자세, 굵은 꼬리, 땅을 파는 발톱, 비늘을 가시로 바꾼 형태까지 그렇다. 등에 난 부분의 마무리에는 호저 느낌도 있다. 공식 분류인 쥐 포켓몬은 두 동물 어느 쪽과도 맞지 않지만, 첫 진화 단계에서 붙은 이름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가시가 1년에 한 번 빠지고 발톱이 하루 만에 재생된다는 설정은 실제 생물과도 잘 맞는다. 천산갑의 비늘은 손톱과 같은 케라틴으로 되어 있고, 손톱처럼 자라기 때문이다.
특수 분리가 일어났을 때 움직인 것
종족값 합계 450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바뀐 건 배분이다. 1세대에는 특수라는 능력치가 하나뿐이었고, 2세대에 특수공격과 특수방어로 나뉘면서 고지는 특수공격 45와 특수방어 55를 받았다. 그 수치의 공격 쪽 절반은 아무 용도도 없이 남았고, 방어 쪽은 여전히 무너지는 구멍으로 남았다.
1996년에 고지를 얻는 것도 자동으로 되는 일은 아니었다. 레드에서는 어느 길에도 나오지 않아 교환해야 한다. 블루에서는 23번도로와 상록동굴에 나오고, 피카츄에서는 상록동굴에만 나온다. 상록동굴은 모험의 마지막 장소다. 즉, 고지를 가장 쉽게 쓸 수 있던 게임은 스페인에서 보유한 사람이 가장 적었던 게임이었다.
레벨 목록은 뒤로 갈수록 늦어진다
레벨 15의 고속스핀과 레벨 18의 땅고르기는 배치가 괜찮다. 그다음에는 모래지옥까지 12레벨 동안 쓸 만한 기술이 없다. 진짜 화력기는 끝에 몰려 있다. 레벨 41의 구멍파기, 레벨 46의 자이로볼, 레벨 51의 칼춤, 레벨 61의 지진이다. 보통 플레이에서는 리그 전에 레벨 61까지 올리는 사람이 거의 없으므로, 실제로 쓰는 고지는 자연 습득 기술이 아니라 기술머신의 고지다 — 지진, 칼춤, 스톤샤워, 탁쳐서떨구기 —.
기술머신 없이 진행하면 게임 중반이 한참 지나도록 가장 좋은 자력 기술은 레벨 36의 베어가르기다. 게다가 노말 타입이라 자속 보정도 받지 못한다. 레벨 1부터 배울 수 있는 브레이크클로도 같은 문제가 있고, 위력은 더 낮다.
도감 설명의 내용을 실제 기술로 옮긴 기술도 하나 있다. 레벨 9의 구르기다. 몸을 둥글게 말고 굴러 나가는 모습은 여섯 개의 도감 설명 중 세 개가 그대로 묘사하는 행동이며, 게임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방어 110과 특수공격 45를 가진 땅 타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