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 심층 분석
방패라는 이름의 굴
영어 이름은 발음이 비슷하게 들리는 세 단어를 한데 쌓았다. shell은 조개껍데기, shield는 방패, shelter는 피난처다. 일본어 シェルダー도 번역하지 않고 같은 조합을 사용한다. 프랑스어 이름은 다른 방향으로 가서 coquillage에서 따온 Kokiyas라고 부른다. 디자인의 바탕은 안에 진주를 품은 굴이며, 포켓몬 도감 설명도 이 설정을 그대로 따른다. 껍데기 사이에 낀 모래알이 몸속의 체액과 섞여 진주가 된다.
재미있는 건 게임이 이 설정에 보상을 준다는 점이다. 야생 개체는 진주와 큰진주를 지니고 있을 수 있는데, 둘 다 팔기만 하는 도구다. 그래서 설정상으로는 진주가 거슬려서 뱉어 버리는 종이, 잡기만 하면 트레이너에게 안정적인 수입원이 된다.
한 턴에 다섯 개의 고드름
스킬링크는 4세대에 들어서야 추가됐고, 한동안 이 계통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5세대까지 스킬링크를 가질 수 있는 포켓몬은 셀러와 파르셀뿐이었다. 고드름침도 4세대까지는 셀러 계통의 전용기였다가 이후 다른 포켓몬에게 퍼졌다.
이 조합 덕분에 관동 지방에서 손꼽히는 최악의 종족값을 가진 포켓몬이 그나마 의미를 갖게 됐다. 다만 이득은 진화형이 전부 가져간다. 공격 65인 셀러는 다섯 번을 때려도 대부분의 포켓몬을 쓰러뜨리지 못한다. 진짜 장점은 다섯 번의 공격이 대타출동을 뚫고, 강한 공격 한 번을 버티는 데 기대는 상대의 이점을 없앤다는 데 있다.
야돈에게 붙어 사는 승객
이 종의 가장 이상한 특징은 자신의 진화 계통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셀러가 야돈의 꼬리를 물면 야돈은 야도란이 되고, 왕의징표석을 지니고 있으면 결과가 야도킹이 된다. 야돈에게는 진화지만 셀러에게는 단순한 형태 변화일 뿐이다. 그래서 셀러는 꼬리에서 보이는 원뿔형 나선 껍데기 실루엣을 갖게 되고, 떨어져 나온 뒤에도 그 모습을 유지한다. 가라르에서는 변종에 따라 팔이나 머리를 문다.
같은 생물이 한편으로는 독립된 종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포켓몬의 장신구처럼 기능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진주몽도 진주가 든 이매패라는 틀을 공유하고 도구로 진화하지만, 누구도 진주몽을 꼬리에 붙이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관계가 한쪽으로만 흐른다. 야돈은 타입 하나와 방어 상승, 완전한 진화를 얻고, 셀러는 이름을 잃은 채 배경 장식의 일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