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로 심층 분석
야루키와 나마케모노
일본어 이름 ヤルキモノ(Yarukimono)는 やる気, 즉 ‘의욕’이나 ‘동기’를 뜻하는 말에 ナマケモノ의 어미를 붙인 것이다. ナマケモノ는 일본어로 나무늘보와 게으른 사람을 모두 가리킨다. 결국 ‘의욕이 있는 녀석’을 ‘의욕이 없는 녀석’의 틀에 넣은 이름이다. 영어판은 더 직접적이다. vigor에 sloth를 붙여 생물의 이름에 에너지를 끼워 넣었다.
디자인도 말 없이 같은 농담을 한다. 실제 나무늘보는 포유류 가운데 대사 속도가 가장 느린 동물 중 하나인데, 이 계통은 그것을 바탕으로 잠만 자는 포켓몬, 잠들지 못하는 포켓몬, 다시 잠만 자는 포켓몬을 차례로 만든다. 발바로는 그 가운데의 예외이며, 다른 두 형태가 누워 있거나 웅크린 것과 달리 두 발로 꼿꼿이 선 몸이 이를 보여 준다.
18개 레벨의 창
18레벨부터 36레벨까지는 보기보다 할 일이 많다. 그 구간에는 27레벨의 지옥찌르기, 33레벨의 카운터, 37레벨의 힘껏펀치가 들어오지만 뒤의 두 기술은 이미 중간 단계의 끝에 가까워진 뒤다. 창 안에 제대로 들어오는 조합은 17레벨의 버티기와 43레벨의 죽기살기다. HP를 1 남기고 버틴 뒤 최대 위력으로 반격하는 방식이다. 죽기살기를 진화 뒤에 배우는 건 호환성 문제가 아니라 일정 문제다. 기술머신으로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1레벨부터 배우는 앵콜은 화력을 원하지 않는 플레이어에게 기술 목록에서 가장 쓸모 있는 기술이다. 상대를 몇 턴 동안 잘못 고른 기술에 묶어 두는 건 위력 70짜리 공격보다 가치가 있다. 역시 1레벨에 배우는 난동부리기는 의기양양과 묘하게 어울린다. 지속되는 동안 필드 전체가 잠들 수 없게 되는데, 정작 이 포켓몬은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한다.
게으름을 짊어지지 않는 대가
비교 대상으로 빠지지 않는 건 근육몬이다. 모험 중반에 등장하는 또 다른 튼튼한 중간 진화체다. 근육몬은 더 강하게 때리고 타입 상성에서도 실제 이점이 있지만, 발바로는 더 빠르고 잠들지 않는다. 둘 다 최종 목적지가 아니며, 3단계째가 등장할 때까지 빈자리를 메우도록 존재한다.
차이는 이 계통의 3단계째가 결함을 안고 나온다는 점이다. 게을킹은 종족값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특성 때문에 턴의 절반을 잃는다. 그래서 숫자만큼 비교가 일방적이지 않다. 발바로는 절반의 화력으로 두 배 더 자주 행동한다. 계산 결과는 생각보다 가까워지고, 그래서 36레벨에 도달하자마자 진화시키는 대신 중간 단계에도 계속 관심을 두게 된다.
각본상 남는 세부 사항도 있다. 이 종은 가만히 있으면 몸 상태가 나빠지도록 만들어졌다. 한밤중에도 잠들기 위해 숲을 뛰어다니고, 그래도 얕은 잠밖에 자지 못한다. 셋 중 유일하게 쉬지 않는 포켓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