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리 심층 분석
왕자리는 yanma에서 왔다
이름은 말장난이 아니다. 그냥 그 단어다. 일본어의 蜻蜓(yanma)는 왕잠자리과(Aeshnidae)의 큰 잠자리를 가리키며, 스페인어에서는 종에 따라 caballito del diablo나 libélula emperador라고 부른다. 일본어 이름 ヤンヤンマ(Yanyanma)는 앞에 やんや(yanya)를 붙인 형태로, ‘브라보’와 비슷한 칭찬의 감탄사다. 번역 과정에서 한 음절이 잘려 나가 Yanma가 되었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가 모두 이 형태를 공유한다. 한국어는 다른 길을 택해 왕자리(Wangjari)가 되었다.
구체적인 모델은 날개에 어두운 띠가 있는 잠자리목 곤충으로 보이지만, 크기는 현존하는 어떤 잠자리와도 맞지 않는다. 여기서 다른 참고 대상이 등장한다. 메가네우라는 석탄기의 곤충 속으로, 날개를 펼치면 거의 70센티미터에 달했으며 흔히 ‘그리폰파리’로 번역된다. 이 선사시대의 해석이 다른 어떤 설명보다 특이한 진화 방식과 잘 맞아떨어진다.
원시의힘이라는 열쇠
진화가 원시의힘에 달린 건 프로그래머의 변덕이 아니다. 이 기술은 바위 타입이고, 공교롭게도 왕자리가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다. 게다가 모든 언어의 이름이 먼 과거를 가리킨다. 현대의 곤충이 오래된 일격을 떠올리면 자기 자신의 거대화된 형태가 되는 셈이다. 이 장치는 왕자리가 데뷔한 지 2세대 뒤인 4세대에 처음 등장했다. 그래서 금·은·크리스탈에서는 진화도 없고, 종족값이 390인 이유도 딱히 없는 종이었다.
실제로는 조건이 거의 저절로 해결된다. 레벨 33에 기술 습득 목록에 들어오고, 레벨 34에 진화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화하지 않은 채로 데리고 가고 싶을 때 생긴다. 다른 기술로 네 칸을 모두 채워 버리면 원시의힘을 다시 넣어야 한다.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
메가자리는 거의 모든 면에서 몸집이 커진다. HP 86, 방어 86, 특수공격 116으로, 이쪽의 65, 45, 75보다 높다. 특수방어는 45에서 56으로 조금만 오르고, 스피드는 전혀 오르지 않는다. 두 형태의 스피드는 정확히 95로, 진화 계통에서 보기 드문 수치다. 덕분에 왕자리는 진화하지 않아도 손해 보지 않는 능력치가 하나 있다. 하지만 진화하지 않을 이유로는 약하다. 나머지는 총합에서 125나 차이 나기 때문이다.
비나방과 비교하면, 중간 체급의 특수형 벌레·비행 포켓몬인 왕자리는 특수공격과 내구를 내주는 대신 스피드 15와 매 턴 계속 작동하는 특성을 얻는다. 처음부터 세게 때리는 것과, 게임이 오래 이어져야 제값을 하는 것의 차이다.
등장 이력은 들쭉날쭉하다. 금·은·크리스탈에서는 성도의 35번도로에서 데뷔했고, 신오의 대습초원을 거쳤으며, 소드·실드에서는 빠졌다가 스칼렛·바이올렛의 다운로드 콘텐츠로 돌아왔다. 전체 콘셉트가 기동성인 생물치고는 등장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점이 묘하게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