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오리 심층 분석
대파를 들고 오는 오리
일본어 이름인 カモネギ는 鴨(kamo, 청둥오리)와 葱(negi, 파)을 합친 말이다. 鴨が葱を背負って来る, 즉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온다”라는 속담에서 유래했다. 오리와 파는 모두 전골의 재료이므로, 이 표현은 마침 집 앞까지 찾아온 횡재를 뜻하며, 넓게는 쉽게 털리는 얼간이를 가리킨다. 디자인은 이 속담을 글자 그대로 보여 주고, 이름은 그것을 줄여 놓았다.
영어 이름 Farfetch’d는 far-fetched에서 왔다. 영어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나 억지스러운 일을 뜻하며, 동시에 원래 속담의 ‘가져오다’라는 의미의 동사도 이름 안에 남아 있다. 스페인어판은 아포스트로피까지 포함해 영어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고, 그 결과 농담은 통째로 사라졌다. 채소를 든 오리만 남았을 뿐, 왜 그런 모습인지 알려 주는 단서는 없다.
너무 늦게 올라간 공격
처음 6세대 동안은 공격이 지금보다 꽤 낮았고, 종족값 합계도 더 낮았다. 7세대에서 공격을 현재의 90까지 올려 주었는데, 모두가 주목하던 숫자는 고쳤지만 진짜로 파오리를 망치는 수치는 그대로 두었다. HP 52와 방어 55는 예전과 정확히 같다. 물리 공격수인데 물리 공격을 한 번 버티기도 어렵다면, 공격 수치만 올려 봐야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두두와 비교하면 더 불편해진다. 두두는 관동의 초창기 노말/비행 포켓몬으로 레벨만 올리면 자연스럽게 진화한다. 반면 파오리는 진화가 7세대나 걸렸고, 그 진화도 다른 지역의 모습에만 주어졌다.
한 가족만을 위한 도구
대파는 2세대에 다른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지만, 기능은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 지닌 포켓몬이 파오리 또는 그 진화형일 때 급소율을 2단계 올린다. 전설의 포켓몬에게나 붙을 법한, 하나의 진화 계통에만 묶인 도구는 게임 전체에서도 손에 꼽는다. 6세대부터는 효과가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원래 급소율이 올라간 기술과 조합하면 급소가 확정된다.
입수 방법도 달라졌다. 초기 세대에는 도구를 지닌 개체를 잡으려면 여러 번의 야생 배틀을 끈질기게 반복해야 했다. 소드·실드에서는 야생 파오리의 절반이 대파를 지니고 있어, 도구는 희귀품에서 가라르의 모습의 진화 조건을 달성하는 도구로 바뀌었다.
급소를 중심으로 포켓몬의 정체성을 만드는 방식은 파오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라크도 베기 기술을 중심으로 비슷한 구성을 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전용 도구까지 갖고 있는 것은 파오리만의 특징이다. 이것이 관동의 파오리는 진화하지 않고 가라르의 모습은 진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급소를 3번 맞힌다는 조건은 급소를 노릴 수 있고 2배 더 강하게 공격하는 격투 타입의 몸을 전제로 만들어졌지, HP 52로 3턴을 버텨야 하는 오리를 전제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