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 심층 분석
비둘기라는 이름으로 매처럼 사냥한다
일본어 이름부터 숨기지 않는다. ピジョン은 ‘pigeon’을 가타카나로 옮긴 것일 뿐 다른 말장난은 없고, 영어 이름 Pidgeotto는 그 비둘기에 이탈리아어 지소 접미사 -otto를 붙였다. 하지만 디자인에는 비둘기목다운 구석이 없다. 곤두선 볏, 앞쪽을 향한 눈, 움켜쥐는 발톱, 급강하를 전제로 한 몸. 광장에 있을 법한 새 이름을 붙인 맹금류다.
이 모순은 계통 전체가 물려받았다. 셋 모두 같은 이름을 끌고 가면서 진화할수록 점점 더 맹금류에 가까워지고, 피죤투에 이르면 더는 누구도 속지 않는다. 레드와 그린 베타 버전에는 이 우유부단함의 흔적이 남아 있다. 중간 단계의 영어 이름은 Pidgeott였고, 이 이름은 결국 최종 진화형으로 넘어갔다.
18레벨뿐인 전성기
18과 36 사이에는 정확히 18레벨이 있고, 그동안 배우는 기술은 네 가지다. 레벨 22의 날려버리기, 27의 깃털댄스, 32의 고속이동, 37의 날개치기다. 날개치기는 가능한 즉시 진화시키면 고작 1레벨 차이로 놓친다. 나머지 기술 목록인 레벨 42의 날개쉬기, 47의 순풍, 52의 에어슬래시, 57의 에어컷터, 62의 폭풍은 실전상 그 레벨에 존재하지 않는 포켓몬을 위해 적혀 있다.
깃털댄스는 따로 언급할 만하다. 3세대에서는 피죤의 전용기였지만, 다른 종도 교배를 통해 배울 수는 있었다. 한 번에 상대의 공격을 2랭크 낮추는데, 능력치 하락 기술 중에서도 손꼽히게 강력한 수치다. 보통의 플레이에서는 물리 어태커를 몇 턴 동안 만만한 상대로 바꿔 놓는다.
후대의 포켓몬과 비교하면 기술 배분이 부족하다. 찌르버드는 계통에서 같은 중간 단계를 차지하면서 위력 120의 반동 기술인 이판사판태클을 이 포켓몬이 위력 60을 넘는 기술을 배우기도 전에 들고 온다. 5세대는 하토보로 같은 공식을 반복했고, 그 뒤로 첫 번째 길의 새 포켓몬은 기본 화력이 더 좋아졌다.
놓아준 새
애니메이션에서는 포획 에피소드인 3화에서 처음 등장했고, 수년 동안 지우의 팀에서 두 번째로 잡힌 포켓몬이었다. 피죤투로 진화한 직후 해당 지역의 무리를 지키기 위해 방생됐다. 첫 시즌에서 가장 많이 기억되는 이별 중 하나이며, 한편으로는 그 이야기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에서 맡은 역할은 언제나 같았다. 첫 번째 체육관에 도착하기 전에 잡아서 도시와 도시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다. 현재 데이터가 수록된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에서도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끝까지 데리고 가는 이유는 여전히 그 역할 때문이다. 배울 수 있는 20개의 기술머신 중에는 공중날기도 있고, 그 자리를 아무 포켓몬이나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