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콘 심층 분석
애벌레의 집
일본어 이름 クヌギダマ(Kunugidama)는 톱니 모양 잎을 가진 일본 참나무를 뜻하는 椚 kunugi와 구슬을 뜻하는 玉 tama를 합친 말이다. 말 그대로 참나무 구슬이다. 영어로 넘어오면서 참나무가 소나무로 바뀌었다. Pineco는 pine cone에서 나왔고, 그 결과 나무의 종류는 사라졌지만 누구나 알아보는 실루엣을 얻었다. 프랑스어는 다른 길을 골라 pomme de pin에 piquer를 합친 Pomdepic이 됐다.
영어 분류는 실제 생물을 가리킨다. 「Bagworm Pokémon」은 나무껍질과 잎, 나뭇가지를 꿰매 집을 만들고 비단실에 매달려 지내는 도롱이벌레 유충을 뜻한다. 포켓몬 도감 설명도 이 행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침, 그 위에 붙인 나무껍질, 가지에서 꼼짝 않고 기다리는 모습까지 그대로다. 피콘의 디자인은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 준다. 나무 열매처럼 보이면서 그 안에 사는 유충처럼 행동한다. 이 도감 구간의 포켓몬이 보통 보여 주는 것보다 훨씬 풍부한 이중 해석이다.
도롱충이는 8년 뒤 같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더 멀리 가져갔다. 싸운 장소에 따라 서로 다른 세 가지 외피를 갖는다. 피콘은 단순한 버전에 머물렀다. 하나의 갑각만 있고, 그 갑각만 두꺼워진다.
흔들린 나무
금·은·크리스탈에서는 어디에서도 걸어 다니며 만날 수 없었다. 26번, 27번, 29번부터 32번, 34번부터 39번, 43번 도로와 분노의 호수, 너도밤나무숲에서 박치기로 나무를 치면 나왔다. 이 디테일은 도감 설명을 게임의 시스템으로 바꾼다. 나무를 흔들어 피콘이 떨어지고, 그다음 일어날 일은 폭발할 마음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 도감의 문장과 입수 방법이 이렇게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종은 거의 없다.
스칼렛·바이올렛부터는 숲이 있는 지역에 그냥 나타나 바닥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편해진 대신 농담은 사라졌다.
직업이 바뀐 특성
옹골참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일을 한 건 아니다. 3세대와 4세대에서는 일격기 — 땅가르기, 가위자르기 같은 기술 — 에 면역이 되는 것뿐이었다. 다시 말해 거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기술을 중심으로 파티를 짜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5세대부터 지금의 핵심 효과인 ‘HP가 가득 찼을 때 어떤 공격을 맞아도 HP 1로 버틴다’가 추가됐고, 특성은 장식에서 한 턴을 보장하는 능력으로 단숨에 바뀌었다.
피콘에게 이 변화는 거의 어떤 포켓몬보다 컸다. HP는 50, 스피드는 15라서 옹골참이 없으면 움직이기도 전에 죽고, 옹골참이 있으면 정확히 한 번 행동할 수 있다. 게다가 기술 구성에는 한 턴만 있으면 되고 그 이상은 필요 없는 기술이 가득하다. 레벨 28의 압정뿌리기, 레벨 34의 대폭발, 레벨 6부터 배우는 자폭이 그렇다. 결과만 보면 붐볼과 비교할 수밖에 없지만 방법은 다르다. 붐볼은 빠르게 폭발하고 피콘은 늦게 폭발한다. 자신을 쓰러뜨렸어야 할 공격을 받아 낸 뒤에야 폭발하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