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기 심층 분석
40억 개의 털무늬
얼룩무늬는 그려 넣는 것이 아니라 계산된다. 게임은 개체의 성격값, 즉 32비트 숫자를 사용해 네 개의 얼룩—얼굴에 두 개, 귀에 두 개—을 격자 안에서 이동시킨다. 그 결과 가능한 조합은 4 294 967 296가지이며, 정확히 2의 32제곱이다. 마지막에 급하게 추가한 미적 장식이 아니라, 그전까지 성격과 성별을 결정하는 데만 쓰이던 내부 식별자에 보이는 특징을 연결한 시리즈 최초의 사례다.
실질적인 결과는 같은 무늬를 가진 두 개체가 통계적으로 우연에 가깝다는 점이다. 포켓몬도감이 경고하는 그대로다. 덜 실용적인 결과로는 특정 무늬를 수집하는 작지만 끈질긴 취미가 있다. 다른 무언가처럼 보이는 얼굴, 대칭, 일렬로 맞은 얼룩 같은 것들이다. 색이 다른 얼루기는 얼룩의 색이 초록색으로 바뀌지만, 무늬는 여전히 같은 숫자에 따라 정해진다.
패치루와 비틀거리는 판다
일본어 이름인 パッチール은 얼룩을 뜻하는 patch와 비틀거리다를 뜻하는 영어 동사 reel을 합친 것이다. 서양판 이름인 스핀다도 다른 두 조각인 spin과 panda를 합쳤다. 일본어 이름이 번역 과정에서 농담을 잃어버리는 일이 흔한 시리즈에서, 두 이름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대상을 설명하는 것은 드문 편이다.
디자인은 흔한 흑백 대신 갈색과 밝은색 털을 가진 친링판다를 떠올리게 하지만, 긴 귀는 토끼 쪽에 더 가깝다. 갈색과 직립한 자세도 그런 해석과 맞아떨어진다. 얼룩이 변한다는 점은 외관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몸 자체는 평범하고 그 위에 칠한 것만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아이디어가 작동한다.
흔들흔들댄스가 잃어버린 것
흔들흔들댄스는 5세대까지 얼루기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다른 종이 교배로 물려받을 수 있다는 예외는 있었다. 독점성을 잃으면서 배틀에서 얼루기를 구별해 주던 얼마 안 되는 요소도 사라졌다. 숨겨진 특성으로 심술꾸러기가 추가된 것은 이를 만회하려는 시도였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특성 자체는 게임에서 손꼽히게 좋지만, 제 능력치를 낮추는 기술이 있어야 빛을 발하는데 얼루기의 기술 목록에는 그런 기술이 거의 없다. 심술꾸러기가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샤로다나 칼라마네로를 봐야 한다.
종족 자체가 하나의 기믹인 포켓몬은 얼루기만이 아니다. 안농은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28가지 형태를 나누어 가지고 있고, 스케치는 게임에 존재하는 어떤 기술이든 베끼지만 대부분을 유용하게 쓰지는 못한다. 셋의 결함은 같다. 재미가 배틀에 데려가는 개체가 아니라 목록에 있다. 차이가 있다면 안농의 형태와 스케치의 그림은 셀 수 있지만, 얼루기의 털무늬는 셀 수 없다는 점이다.
얼루기를 어떻게 쓸까
227번도로에서 얼루기를 만났고 그대로 키우기로 했다면, 기술을 배우는 순서가 용도를 결정한다. 레벨 10의 흔들흔들댄스와 레벨 14의 환상빔은 괜찮은 시작이고, 레벨 19의 최면술은 트레이너전에서 실제로 전투를 해결해 주는 기술이다. 레벨 23에 배우는 위력 85의 누르기는 오랫동안 가장 믿을 만한 기술이다. 레벨 37 이후에는 소란피기와 이판사판태클이 수치를 끌어올리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고치지 못한다. 공격 60으로는 위력 120짜리 기술을 충분히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레벨 41의 자기암시는 상대의 능력치 변화를 복사한다. 두 턴 동안 공격을 올린 상대에게는 유용하지만, 나머지 상황에서는 쓸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