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무소 심층 분석
코드 안에서 던지는 동전
레벨 7이 되면 게임은 개무소의 외형도, 능력치도, 트레이너가 어떻게 키웠는지도 보지 않는다. 성격값의 상위 절반, 즉 값을 65536으로 나눈 몫을 소수점 없이 취한 뒤 10으로 나눈 나머지를 구한다. 그 결과가 4 이하면 실쿤, 5 이상이면 카스쿤이다. 이 값은 만남이나 부화가 일어나는 순간 생성되며 확인하거나 바꿀 수 없다.
진화가 성격값에 직접 의존하는 포켓몬은 개무소뿐이다. 실제로는 50% 확률의 추첨과 같다. 뷰티플라이를 원하는데 카스쿤이 세 마리 연속으로 나왔다고 해서 뭔가를 잘못한 것은 아니다. 그냥 운이 나빴을 뿐이다. 그래서 많은 플레이어가 한 번에 두세 마리를 잡아 모두 레벨 7까지 올려 두 갈래를 확보한다. 도감이 아니라 특정 계통을 원하는 경우에는 고치를 그대로 두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쪽을 직접 찾는 방법도 있다.
ケムッソ에서 Wurmple까지
일본어 이름 ケムッソ는 毛虫(ケムシ, kemushi)에서 왔으며, 말 그대로 ‘털 많은 애벌레’라는 뜻이다. 말장난도, 교양 있는 인용도, 이중 의미도 없다. 흔히 쓰는 단어에 어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어미를 붙였을 뿐이다. 영어 이름 Wurmple은 worm과 rumple(주름지게 하다)을 합친 말이거나, 단순히 simple에서 따온 말이다. 한국어 공식 분류인 애벌레포켓몬도 이 이미지를 마무리하지만, 애벌레가 지렁이는 아니다.
이렇게 단순한 것은 의도된 결과다. 개무소는 캐터피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돼 호연지방에도 첫 루트의 벌레 포켓몬을 넣는 역할을 맡았다. 캐터피와의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관동지방의 계통은 일직선이고 호연지방의 계통은 갈라진다. 한쪽에서는 초반의 작은 에피소드였던 요소가, 다른 한쪽에서는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
숲이 사라진 세월
3세대 이후로는 지역에 따라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소드·실드와 스칼렛·바이올렛에는 없고, 레전드 아르세우스에는 등장하며, 포켓몬 레인저와 포켓몬 불가사의 던전, Pokémon GO에도 모습을 보였다. 그 빈자리는 예상 가능한 진화를 하면서 같은 역할을 맡는 다른 첫 루트 애벌레들이 채웠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두 갈래가 두 캐릭터에게 나뉘었다. 봄이의 개무소는 뷰티플라이가 됐고, 로사의 개무소는 독케일이 됐다. 덕분에 추첨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도 두 가지 가능성을 화면에서 모두 보여 줄 수 있었다. 이 종의 운명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지금까지 이것보다 나은 방법이 없었다.